한 달 동안 집안을 북적거리게 했던 딸아이가 영국으로 돌아간 다음 날. 허전한 마음도 잠시, "자, 이제 다시 우리만의 시간을 즐겨보자!"는 마음으로 정읍행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9월 중순인데도 참 덥네요.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을 보면 황금 벌판이 일렁이는 게 분명 가을이 오나 싶은데, 실상은 숨이 턱 막히는 습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립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도 여행의 설렘을 꺾을 순 없죠. 딸아이 빈자리를 활기찬 풍경과 맛있는 음식으로 꽉 채워보려 2박 3일간의 전라기행을 시작합니다!



🥟 [정읍 맛집] 갈비와 만두의 환상 조화, '갈비만두전골' Rib & Dumpling Hot Pot
역시 여행의 시작은 맛있는 음식이죠! 정읍에서 만난 갈비만두전골은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 푸짐한 구성: 만두 속에 갈비가 든 줄 알았는데, 전골 냄비 안에 실한 만두와 갈비가 아낌없이 담겨 있더군요.
- 매콤달콤의 정석: 입에 착 감기는 매콤달콤한 국물에 무한리필 칼국수까지 더하니 그야말로 '배터짐 주의보' 발령입니다. 기분 좋게 땀 흘리며 먹는 보양식 같은 한 끼였네요.



🚠 내장산의 반전 매력, 단풍보다 눈부신 '초록 터널'과 고즈넉한 '내장사' Naejangsa Temple
오늘 여행의 백미는 단연 내장산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단풍을 기다리시겠지만, 사실 지금 이 시기의 내장산은 '초록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동영상 서비스가 종료되어 해당 콘텐츠를 재생할 수 없습니다.


- 선물같던 나무 터널: 내장산 들어가는 길,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거대한 나무 터널을 지날 때의 그 감동이란! 에어컨 시원한 차 안에서 초록빛 터널을 감상하는 시간은 그 어떤 관광보다 호사스런 초록빛 선물 같았어요.



- 케이블카에서 본 풍경: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오르니, 수줍게 붉은빛을 띠기 시작한 잎사귀 하나가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내가 1등으로 단풍 봤다!"며 농담을 던질 수 있는 여유, 이게 바로 9월 내장산 여행의 묘미 아닐까요?



- 내장사의 평온함: 전망대에서 내려와 잠시 내장사에 들렀습니다. 단풍철의 북적임이 없는 고요한 산사(山寺)의 풍경이 참 좋습니다. 딸아이를 보내고 조금은 소란스러웠던 마음이 이 고즈넉한 경내를 걷다 보니 한결 차분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화려한 단풍은 없어도, 9월의 내장사는 그 자체로 충분히 깊고 아늑했습니다.
🐖 04. 구례의 맛과 휴식, 지리산 흑돼지와 깔끔한 숙소 The Authentic Taste of Gurye: Jirisan Black Pork & Cozy Relaxation
내일 일정인 화엄사 탐방을 위해 구례로 이동했습니다. 구례의 숙소와 식당은 합격입니다.
- 깔끔함이 돋보이는 숙소: 화엄사 인근에 위치한 '지리정원'이라는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가격이 워낙 저렴해서 혹시나 했느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관리된 방을 보니 사장님의 세심함이 느껴지더라고요. 포근하고 깨끗한 잠자리를 보니 "오늘 하루 잘 쉬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화엄사 근처라 다음 날 이동도 편했어요.
- 지리산 흑돼지, 조미료 없는 자연의 맛 : 짐을 풀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잔'을 위해 택시를 타고 흑돼지집으로 향했습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순간, 바닥이 너무 미끄덩해서 첫인상은 사실 감점이었습니다. '여기 괜찮을까?' 하는 의구심도 잠시, 고기를 한 점 먹어보니 그 마음이 싹 사라지더군요. 고기 질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밑반찬들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위적인 조미료 맛이 아닌, 지리산의 정기가 느껴지는 담백하고 정갈한 '자연의 맛'이었거든요.

